소설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에세이]모든 게 같아지는 순간 모두의 다름이 보였다 같은 머리를 한 2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같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같은 전달 사항을 받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침구를 깔고 같은 시간에 잠을 잔다. 개개인의 몸뚱이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획일화된다. 그런 우리는 모두 같아 보이게 행동한다. 그렇게 같아져만 간다.그러나 모든 것이 같아지는 순간 내 눈에 들어온 모두는 달라 보였다. 눈에 띄는 다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작은 다름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앉아있는 동안 누군가는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이고, 이리저리 눈을 굴렸고, 누군가는 미동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누군가는 수첩을 꺼내 무언갈 끄적였고, 누군가는 자신의 옷을 만지며 시간을 보냈다.서로가 달랐던, 달라 보였던 때는 그러한 다름보다는 누가 같은 옷을 입고, 같.. [단편소설]보상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찬 기운을 막아주는 두꺼운 유리창 안, 아버지와 함께 앉아 있었다. 널찍하고 통풍이 잘 되는 집 구조 탓에 항상 추웠던 다른 날들과 달리 그날만은 유달리 따뜻했다. 기름값이 올라, 이를 절약하기 위해 설치했던 화목보일러 덕분이었을까. 하지만 그날 아버지는 보일러에 나무를 넣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시지 않았다. 그때 우웅- 하고 돌아가는 기름보일러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물었다."어쩐 일로 기름보일러를 다 틀었어?"그러자 아버지는 덤덤하게 말씀하셨다."보상이야."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사 남매를 길러내시는 동안 해오신 지난 고생들의 보상이란 말인가. 화목 보일러와 전기장판으로 버텨가며 절약한 그간의 기름값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무엇이 되었든 아버지는 스스로에게 보상..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