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반에세이]"되는 일" 썸네일](https://blog.kakaocdn.net/dna/beEVVv/btsMJH7cmK7/AAAAAAAAAAAAAAAAAAAAAGU9PeM9x3IWOjTWhdxFZ0KOZYwf7y39nDIYZQtaDLfu/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7193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87uVJcDmVSL%2Buu38V2AWe9VpjGg%3D)
왠지 될 거 같은 감이 있다. 해야 하는 일을, 할 일을 앞두고 섰을 때 문득 좋은 예감이 든다. 그럴 때면 막연한 기대감에 휩싸인다. 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된 것처럼 심장이 뛴다. 그런 감정과 그런 기대를 한껏 안고 일을 저지르면 거짓말처럼 이기거나, 되거나, 성공한다. 10초가량의 앞을 내다보는 예지 능력이라도 있는 양 예감이 들어맞을 때면 괜히 배로 기분이 좋다.
한 번 인지하기 시작한, 이 능력은 더 많이 더 자주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한 일 하나까지 오늘, 아니 지금은 왠지 멋진 글이 나올 거 같아라는 기분과 함께 막힘없이 한 편의 글을 써 내려가기도 하고, 이거 붙을 수 있을 거 같은데 하면 그날의 시험에서는 좋은 결과가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 이런 예상이 찾아오지 않은 경우에는 너무도 손쉽게 포기해버리는 문제가 생겼다. 급기야 몇 번의 예감이 빗나간 경우에는 기대에 반작용으로 더 깊이 실망했다.
한두 번의 실망이 이어지자 능력에 대한 믿음은 무너졌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망치면 어떡하지, 질 거 같은데, 떨어질 거 같은데. 항상 최악의 상황을 계속 생각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불안 속에서도 가끔은 성공의 맛을 봤지만 그전처럼의 연전연승은 없었다. 최악의 최악을 걱정하던 어떤 날에는 문득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 너무도 말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될 거 같은 예감을 들게 해주는 능력. 사실 그건 예지로서의 능력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감과 평정심이라는 능력이다. 될 거 같은 느낌과 기대는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하도록 아주 조금의 도움을 준다. 불안에 덜덜 떨리는 손보다 여유로이 움직이는 손을 주고, 걱정에 경직된 몸 대신 기대에 힘이 들어간 몸을 주는 능력이다.
어떤 일도 마음만 먹는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능력도 무조건 무슨 일이든 성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저 기분 좋은 설렘과 기대가 그 일을 이루는데 조금의, 아주 조금의 도움을 줄 뿐이다. 그 조금의 차이를 느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서서히 능력이 돌아왔다.
그리고 기분 좋은 승리들을 거두었다. 물론 아무 때나 나오다 보니 그만큼의 실망은 감수해야 했다. 마음먹은 대로 다 되진 않지만 마음먹기가 가장 기본이다. 기본이 세워지면 그다음 일은 더 수월할 수밖에 없다. 예지도 계시도 아니지만, 될 거 같은 예감은 그만큼의 변화를 만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