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반에세이]"달린다는 것" 썸네일](https://blog.kakaocdn.net/dna/brKKxz/btsMzPYJFLU/AAAAAAAAAAAAAAAAAAAAADc-aogrZTAK4u4rlk9nY0Bz4f54A0HkfQcsybxME8Qw/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7193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hJvXDX%2Fg4EKAmepz9UYEBBX4KH0%3D)
마른 숨을 몰아쉬며 한 걸음 한걸음 뻗어냈다. 다리가 뭉쳐오고, 힘은 발바닥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부족해진 몸속 산소 탓에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그래도 달렸다. 점점 다가오는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렸다. 힘들고 아프다는 느낌 위에는 알 수 없는 희열이 덧씌워졌다.
달린다는 것은, 달리는 순간은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극에 달한 상태다. 달리기 이전에 무엇을 원했고, 무엇을 피했으며, 무엇을 좇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도착해야 하는 하나의 목표만을 갈망하는 순간이다. 지각하지 않기 위해 혹은 커다란 기대감에, 그리고 도망치기 위해. 모든 상황들은 서로 다르지만 그 속에 놓인 이들은 모두 달린다. 숨 가쁘게 앞을 향해 나아간다.
헐떡이는 만큼 가까워오는 목적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 점점 벌어지는 거리에 쾌감을 느낄 수 있어서. 무아지경이 되어 무거운 모든 것들을 떨쳐버릴 수 있어서 달린다. 폐 안으로 진하게 퍼지는 통증이 더 큰 무언가로 승화되며 오는 뜨거운 열기. 하나만 생각하며 달려 본 이들은 그리고 그 하나를 이뤄본 이들은 다시 언제고 달릴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도착 후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싫어도, 묵직한 근육의 뻑뻑함이 싫어도 그들은 달릴 것이다. 가능과 불가능 사이에 놓여 달린 만큼 결과가 달라지는 것. 노력이라는 과정에서 가장 빠르게 결과를 볼 수 있는 순간이 아닌가. 진해져가는 침을 삼키고, 앞뒤로 팔을 흔들었을 때, 긍정이든 부정이든 무언가가 우리 앞에 놓인다.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수많은 산소를 들이키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 끝을 보겠노라는 강한 의지로 토해낸 결과물. 목표를 놓친 아쉬움도 손끝으로 겨우 움켜쥔 기쁨도, 그 어떤 것들보다도 쿵쾅대는 심장 한가운데에 깊숙이 박히는 감정이다. 달린다는 것은 그런 농도 짙은 감정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들의 열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