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반에세이]"다른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썸네일](https://blog.kakaocdn.net/dna/c8iNZN/btsMzhtAn6h/AAAAAAAAAAAAAAAAAAAAAH6vZzrtLMLF1F48oOVcVBkSsgu3MscCr4-GBX3k78AM/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7193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0pc51yEpTR%2FZO3Cu3YGSxtNHMzU%3D)
기존에 살던 사회에서 동떨어진 또 다른 사회. 새로운 법규, 예절, 행동, 인지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초행자는 어디서든 서툴기 마련이다. 준비를 철저하게 해도 길을 잃고, 어느 지점에서는 당황도 할 것이다. 그런 여행지를 넘어 새로운 사회에 들어온 순간에 덮쳐오는 혼란은 생각보다 더 컸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은 대부분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갓 태어난 아이처럼 전부 처음 보는 것, 처음 듣는 것, 처음 해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질 수 있는 설렘보단 걱정이 더 크다. 그리고 무서웠다. 잘못을 용인 받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자랄 대로 자라버린 몸뚱이로 들어온 이곳에서의 실수나 잘못은 결코 귀엽게 비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고 반복적인 훈련과 교육이 이루어졌다. 그동안에 체득해야 했고, 기억해야 했다.
다른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재사회화의 과정에 있다. 사회화는 사람이 어떠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변모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지금 나는 대학 사회를 벗어나 군대라는 사회에 구성원이 되어가고 있다. 기존 사회에서 이렇게 다른 사회로 이전해 다시 그 사회에 맞춰 변모하는 것을 재사회화라고 한다. 이런 재사회화의 과정은 각 사회들의 간극이 클수록 더 길고 고통스럽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겪는 재사회화의 과정은 길고 힘이 든다. 6주 정도의 시간을 제한된 공간 안에서 통제를 받으며 재사회화를 하게 된다. 기존 사회와는 너무 다른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 보통 자연스러운 형태로 녹아드는 재사회화가 아니라 모난 돌을 깨뜨려 적합한 모양으로 맞추는 식의 재사회화가 이루어진다.
지금의 나는 작업대 위에 올려져 있다. 한 번에 들어가지 못하는 자리에 끼워 맞춰지기 위해 수많은 망치질과 갈림을 겪고 있다. 그러나 작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기존의 내 모습과 들어가할 자리가 너무 다른 모양이기 때문이고, 시간이 흘러 나는 다시 기존의 자리로 돌아갈 거라는 의지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작은 부스러기들을 흘리며 이곳에 맞춰지고 있다.
그리고 작은 한 조각들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다. 생각을 하고, 글을 쓰고, 움직인다. 내 안에 있는 작은 보석마저 세공당하지 않기 위해. 언젠가 다가올 그날에 더 단단하고, 꽉 찬 내가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