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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반에세이]"누군가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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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반에세이]"누군가의 사회" 썸네일

소설을 읽는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그리고 그들의 사회가 담겨있다. 누군가가 그려낸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우리는 자연스레 몰입한다. 공감한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임에도 자그마한 조각들이 익숙해서 더 눈을 크게 뜬다. 소설 속에 살고 있는 이들은 내가 사는 여기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들 같다. 작가는 한 명인데, 마치 여러 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탁월함도 있지만 소설이 우리 사회를 담고 있다는 점도 큰 이유다.

소설은 사회를 담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은 작가가 살고 있는 사회를 담고 있다. 가상의 인물과 가상의 공간에 그들의 경험이 녹아들어 그럴싸한 사회가 된다. 그래서 소설을 들여다보는 우리는 흥미를 느낀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혹은 우리가 살아왔던 곳에서 파생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3장의 입장에서 들여다본 이곳은 제법 재밌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소설을 쓴다. 읽은 것은 담긴 사회를 관조하는 것이지만 쓴다는 것은 어떤 사회를 담을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떤 조각을 떼어 내 어떻게 펼쳐낼지 생각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매력이 있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꼭 어떤 엄청난 문체와 심도 있는 것들을 읽을 필요도 써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던 나름의 문화가, 나름의 향기가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것을 담아낼 용기고, 하나의 기록물이다.

가끔의 소설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생각한다. 소설이 발행된 시기와 소설가가 살아온 배경, 그 시대에 발생한 큼직한 사건이나 주된 정서 혹은 사상들은 소설 속에 담기기 마련이다. 물론 작가라는 여과기를 걸치기에 온전한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긴 하나, 르포 소설류가 아니더라도 소설은 모두 역사를 담아내기 마련이다. 때론 소극적으로, 때론 극대화하여 현실보다 현실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더 과장하자면, 작가는 역사가의 한 줄기로 볼 수 있다. 소설 한 편에는 다양한 상황적 맥락이 담기고, 작가는 그걸 담아내는 주체다. 시대의 흐름에서 몇몇 작품 외에는 대개 잊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잊히는 것들이 아쉬울 따름이다. 소설은 누군가들의 사회를 투영한다. 누군가들의 사회는 역사가 되고, 소설은 꽤나 재밌는 역사 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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