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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반에세이]"겨우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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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반에세이]"겨우 풀" 썸네일

아침 내 쌓인 눈이 녹고,

짙은 분위기 속. 고개 숙인 너를 봤다.

초록을 놓지 못한 채 눈바람을 맞은 너를.

이파리로 내려 앉은 눈송이를 털어내지 못해서

연한 너의 줄기로는 견뎌내기 힘들었을 테지.

고맙다.

고개가 꺾일 지언정 흙을 움켜 쥔

뿌리만은 놓지 않아주어서

너를 묶어놓은 뿌리였음에도

스스로 흙을 포기하지 않아 고맙다.

겨우 내 누렇게 눈을 감은 잔디 사이에서

초록빛 너를 봤다.

겨우 안도의 한숨인지

후회의 탄식인지를 뱉어내는

너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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